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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갑작스러운 뇌출혈, 그리고 33주 미숙아 출산기

N살엄마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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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게 일어났던,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임신 중 뇌출혈의 경험을 나눠보려 해요.

흔하지 않지만, 결코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는 상황.

그 속에서 얼마나 막막했는지를 전해보고자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던 상황, 제가 남기는 이 글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범했던 임신, 갑자기 찾아온 위기

2021년,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미루고 어렵게 임신하게 되었어요.

계획했던 임신이었고, 모든 게 순조로웠죠.

그러던 8월 14일, 임신 19주 차. 근무하던 병원에서 점심까지 먹었던 기억이 마지막이에요.

이후의 이야기는 남편에게 들은 말로만 전할 수 있어요.

남편이 퇴근 후 도착한 집에서, 저는 화장실에 토한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119 신고, 대학병원 이송, 그리고 중환자실. 진단은 뇌출혈.

수술도 치료도 불가능했고, 상태를 지켜보는 것만이 최선이었어요.

기억조차 없는 입원 생활

씻지못한 토사물이 묻은 머리

왼쪽 편마비, 극심한 두통, 재활치료… 그리고 일주일간의 기억은 통째로 사라졌어요.

가족들은 괜찮다고 했지만, 제 기억 속 그 시기는 "없습니다".

분명 휴대폰 사용기록과 사진들은 남아있는데 말이에요.

드라마에서나 보던 상황이 저에게도 일어난거죠.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그 와중에 온갖 말은 다 했더군요.

퇴원 후 다시 시작된 조기진통

한 달 후 퇴원했지만, 배 뭉침과 조기진통으로 또 입원하게 되었죠.

사용 가능한 자궁수축 억제제도 한정적이었고, 부작용도 심했어요.

신경외과에서는 34주 전에 출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여, 33주 6일 제왕절개를 결정했습니다.

제왕절개 입원계획표

작고 강한 생명, 아이의 탄생

수술전 준비

계획된 미숙아출산이기에 사전에 입원하여 폐성숙주사도 맞았어요.

저는 원치 않았지만 안전상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았고,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미숙아였기에 NICU(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했죠.

 

아주 작지만 울고있는 아이

 

다행히 임신 12주에 가입한 태아보험이 있어, 경제적인 부담과 걱정은 덜 수 있었어요.


 

태아보험, 신생아 중환자실부터 어린이집 입원까지... 실비로는 못 막습니다(현대해상 실제 후기

태아보험, 출산 전에 왜 꼭 들어야 할까?‘태아보험' 이란 단어, 네이버와 구글에서 매달 수만 건 검색되고 있습니다.실제로 저희아이를 임신했을 때, 가장 먼저 알아본 것도 태아보험이었어요.

insight-star.com

 

 

태아보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안도감

NICU 입원비, 각종 검사비 등 현실적인 비용을 태아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사실 이 부분은 국가에서 지원이 나오기 때문에 당장에 걱정할 부분은 아니었긴 해요.

그리고 저희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문제도 없었어요.

진짜 현실적인 병원비 걱정은 제 입원비였죠.

다행히도 저는 부모님이 들어두신 보험으로 제 치료도 걱정 없었습니다.

"희박한 확률이라 준비 안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 정말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퇴원, 그리고 우리의 새로운 시작

2박 3일 만에 퇴원해 조리원에 머물며 유축한 모유를 아이에게 전달했어요.

코로나로 면회도 불가능했지만, 영상통화로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죠.

2021년 12월 11일, 드디어 아이가 집으로 왔습니다.

베넷저고리가 드레스인 출생 18일 아기

보통은 조금 크거나 잘 맞는다는 배넷저고리가 너무도 크고 젤리켓 미디움사이즈만큼이나 작았던 아이.

남편과 손을 벌벌 떨며 조그만 아이를 정성껏 보살폈죠.

지금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만큼 똑똑하고 건강하답니다.

0.000018%의 확률, 그걸 이겨낸 우리가 전하고 싶은 말

GPT에게 물어보니, 임신 중 뇌출혈 후 회복 확률은 0.000018%라고 해요.

그 기적 같은 확률을 우리는 이겨냈고, 지금 아주 건강히 지내고 있어요.

남편보험과 아이의 태아보험은 지금 어린이 보험으로 바꿔 관리 중이고,  저는 7월에 보험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어요.

“질병은 막을 수 없어도, 대비는 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묻고 싶어요

혹시 지금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날까?’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그 ‘설마’는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이 되었습니다.

준비는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글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준비의 계기가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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