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질문하기의 중요성, 하브루타 교육법

하브루타 교육법을 공부 하던 중, 아이의 질문에 놀란 날

지난 저녁, 저희 아이와 함께 '여우 오는 날'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있었어요. 평소처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가 책 속 여우 그림을 가리키며 물었어요.

"엄마, 이 여우는 왜 슬퍼보여? 친구가 없어서 그런 걸까?"

순간 깜짝 놀랐어요. 제가 설명해주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스스로 등장인물의 그림에서 감정을 읽고 그 이유를 추측한 거였거든요. 그동안 아이에게 꾸준히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준 덕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방사선사로 아동병원에 근무하던 시절에도 느꼈지만,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질문하기'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육아를 하면서 더 강하게 체감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하브루타 교육법을 통한 '질문하기'의 중요성과 이것이 문해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야기해볼게요.

챍읽는아이

 

하브루타 교육법, 질문으로 시작되는 지혜의 대화

하브루타 교육법,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도 처음엔 몰랐어요.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며 학습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유대인들이 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지, 그 비결이 바로 이 하브루타 교육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약 1년 전부터 (아이가 대화되는 수준의 말을 하면서부터) 저희 아이에게 하브루타 방식을 적용해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이 그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브루타 교육법의 핵심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어요. 질문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때도 "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라고 물으면, 아이는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답을 찾아내게 됩니다.

실천하는 하브루타 질문법

하브루타 교육법을 실천하기 위해 저희 집에서는 몇 가지 규칙을 만들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저녁 식사 때나 잠자리에 들기 전 15분 정도를 '질문 타임'으로 정해두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뭐였어?", "친구와 다투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어?"와 같은 간단한 일상적인것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 점차 "만약 네가 마법사가 된다면 어떤 마법을 쓰고 싶어?"와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으로 발전시켰죠.

가족들이 모여 저녁시간의 질문타임

놀라운 것은 약 3개월이 지나자 저희 아이가 먼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엄마, 구름은 어떻게 하늘에 떠 있는 거야?", "밤에 달은 어디로 가?" 같은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이런 질문들이 아이의 사고력과 문해력 발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확신해요.

하브루타 교육법은 질문에 바로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되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데, 이건 누구나 다 겪게되는 물음표살인마 시기(어떤말이든 "왜?"라고하는)때 조금 편할수 있어요 ㅋㅋ)

 

이렇게 하면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거든요. 방사선사로 일할 때도 느꼈지만,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배움이 일어납니다.

나뭇잎이 슬퍼서 떨어지는거야?

질문하기와 문해력의 놀라운 연관성

질문하기는 문해력 발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문해력이란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서, 글의 의미를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말해요.

하브루타 교육법을 통한 질문하기는 이런 문해력 발달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엄마, 이게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봐요.

이럴 때 바로 답을 알려주기보다는 "문장 속에서 어떤 뜻일 것 같아?"라고 되물으면, 아이는 앞뒤 문맥을 생각해보며 단어의 의미를 추측해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답을 찾아내지는 못하지만요.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문해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림을 설명하는 아이

또한 질문하기는 읽은 내용을 깊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였을까?", "주인공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는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게 되죠.

아동병원에서 근무할 때 만났던 언어발달 전문가도 말했지만, 5~7세는 문해력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질문하기를 통한 사고력 확장은 이후 학습 능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

2025.04.10 - [유아교육] - 유아 문해력의 중요성

유아 문해력의 중요성

 

하브루타와 함께하는 일상 속 질문 놀이

하브루타 교육법이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사실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어요.

저희 집에서 자주 하는 몇 가지 질문 놀이를 소개해드릴게요. 

1. '만약에' 질문 놀이: "만약 우리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와 같은 가정 질문으로 상상력을 자극해요.
2. '왜'라는 질문 이어가기: 아이가 "하늘은 왜 파란색이야?"라고 물으면, 답을 준 후 "그럼 밤에는 왜 까만색이 될까?"라고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3. 책 읽기 전후 질문하기: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를 보고 "이 책은 무슨 내용일 것 같아?"라고 묻고, 읽은 후에는 "네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고 물어보세요.
4. 일상 속 선택 질문하기: "오늘 공원에 갈까, 도서관에 갈까? 왜 그곳에 가고 싶어?"와 같이 선택의 이유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질문리스트

이런 질문 놀이를 통해 아이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도 발달시키게 됩니다. 하브루타 교육법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이런 일상 속 대화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요. 길게 할 필요도 없어요. 아이들은 10분을 넘기기 힘들거든요.

저는 이 질문하기를 잠자기전 갑자기 물을 마시겠다, 우유를 마시고싶다 등등 요구사항이 생기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사용한답니다. "지금 네가 물 또는 우유를 마셔야하는 이유 3가지를 엄마한테 설명해봐, 그럼 엄마가 수용해줄게" 라고 합니다. 물론 처음엔 3가지를 이야기 하지못하죠.

그러다 차츰 말도 안되는 이유지만 결국 3가지를 채워내고는 말더군요. 타당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서 3가지를 찾아낸것에 의의를 두고는 요구사항을 들어주었답니다. 이게 반복되다보면 이유도 점점 타당하게 변화해갈거라고 생각해요. 

질문하는 아이로 키우기

하브루타 교육법을 통해 저희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대답만 하던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고, 깊이 있는 생각을 표현하게 되었거든요.

지난 주에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 오늘 선생님이 봄에 대해 알려주셨는데, 우리는 봄에 무엇을 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어요. 단순히 배운 내용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낸 거죠.

이건 봄이네?

순간 정말 뿌듯했답니다.

질문하기의 힘은 문해력 향상뿐만 아니라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질문이 존중받고 경청된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큰 자신감을 줍니다. 방사선사로 일하며 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이 검사 과정에서도 더 협조적이고 두려움이 적었던 것을 기억해요.

하브루타 교육법을 통한 '질문하기'는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가장 강력한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배움은 질문에서 시작되니까요. 오늘부터 여러분도 아이와 함께 질문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그 여정에서 아이의 문해력과 사고력이 놀랍게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엄마, 나 궁금한 게 또 생겼어!"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생각합니다. '아, 우리 아이가 세상을 향한 호기심의 문을 활짝 열고 있구나' 하고요.

사고의 확장, 질문하기

 

질문하는 아이로 자라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하브루타 교육법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모든 질문들은 좋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좋은 질문이라는건 존재하니까요.질문하기로 세상을 넓혀가는 우리 아이에게 더욱 양질의 질문이란 어떤것인가도 한번 함께 알아보아요.